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주가가 흔들렸습니다. 마이클 버리 같은 거물이 "AI 버블이다"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정작 엔비디아는 매출 650억 달러를 전망하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죠. 저는 이 상황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말 버블일까요, 아니면 성장의 시작일까요? 제가 직접 시장을 관찰하고 여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논쟁의 핵심은 단순히 엔비디아의 실적이 아니라 GPU를 사들이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재무 건전성에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마이클 버리가 본 버블의 근거
마이클 버리는 엔비디아의 매출 인식 방식과 주식 기반 보상(SBC, Stock-Based Compensation) 구조를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SBC란 기업이 직원에게 현금 대신 자사 주식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돈을 아끼는 대신 주식을 나눠주는 건데, 이게 많아지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는 게 문제죠.
버리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18년부터 약 1,125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썼지만, 실제로는 4,700만 주가 추가 발행되면서 주주 수익률이 50%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저도 이 부분을 보고 놀랐습니다. 겉으로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주식 보상으로 희석이 계속되고 있다는 거죠.
또한 버리는 감가상각 정책도 문제 삼았습니다. 3~4년 된 장비가 장부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감가상각 기간이 실제 물리적 활용 기간보다 길다는 주장입니다. 예를 들어 H100 GPU가 출시되면서 이전 세대 GPU의 전력 효율이 블랙웰 대비 25배나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구형 장비의 실질 가치는 거의 없는데 회계상으로는 자산으로 잡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한 가지 간과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엔비디아의 R&D 비용은 2023년 33억 9천만 달러에서 2024년 47억 달러로 39%나 증가했습니다(출처: 엔비디아 IR 자료). 주식 보상의 72.3%가 R&D 부서에 집중된 이유는 최첨단 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경쟁사 대비 영업비용 대비 SBC 비중이 28.9%로 독보적으로 높은 건, 오히려 인재 확보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죠.
젠슨 황이 반박하는 성장의 증거
젠슨 황 CEO는 실적 발표 Q&A에서 "AI 버블이 아니다"라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세 가지 플랫폼 전환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첫째, CPU 중심 컴퓨팅에서 GPU 가속 컴퓨팅으로의 전환입니다.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둔화되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GPU를 활용한 병렬 처리가 필수가 됐죠. 여기서 무어의 법칙이란 반도체 집적도가 18~24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경험 법칙인데, 최근 들어 이 속도가 느려지면서 기존 CPU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지출이 매년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쿠다(CUDA) 기반 GPU로 전환되고 있다는 게 젠슨 황의 설명입니다.
둘째, 생성형 AI가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생성형 AI 기반 광고 추천 모델 도입 후 인스타그램 광고 전환율이 5% 이상, 페이스북 피드 광고 전환율이 3%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출처: 메타 IR 자료).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GPU를 사들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광고 수익이 구체적으로 늘어난다면, 이건 버블이 아니라 실질적인 ROI(투자수익률)가 발생하는 거죠.
셋째, 물리적 AI와 에이전트 AI로의 전환입니다. 젠슨 황은 캐터필러, 폭스콘, 루시드, 도요타, TSMC 등 제조·물류 기업들이 엔비디아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 시장 규모가 수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B2B 시장은 한 번 자리 잡으면 교체 비용이 워낙 커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이 됩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 구조를 보면, 컴퓨팅 분야는 276억 달러에서 430억 달러로, 네트워킹 분야는 31억 달러에서 82억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특히 네트워킹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난 건, 단순히 GPU만 파는 게 아니라 전체 인프라를 통째로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진짜 문제
여기서 제가 가장 주목하는 건 GPU를 사들이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재무 상태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AI 투자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는데, 일부는 부채를 활용해 투자하고 있죠. 제가 보기엔 엔비디아는 계속 잘 나갈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GPU를 빚으로 산 회사들입니다.
미국 내에서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전력 공급 인프라가 부족하고, 당장 발전소를 새로 짓는 것도 불가능하니까요. 웹부시(Wedbush) 같은 증권사는 "엔비디아의 괴물 같은 실적이 연말까지 기술주 랠리를 이끌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저는 좀 다르게 봅니다. 빚으로 GPU를 사들인 회사가 기대했던 수익을 내지 못하면, 그 회사는 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AI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는 기업은 반드시 나올 거라고 봅니다.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와 협력하여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확대
- 메타: 광고 추천 모델 개선으로 실제 매출 증대 확인
- 구글: 검색 및 광고 AI 통합으로 클릭률 향상
- 아마존: 물류 자동화 및 AWS AI 서비스 강화
이 중에서 메타와 구글은 이미 광고 수익 증대라는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뚜렷한 수익 개선이 보이지 않습니다. 주가 반등도 시원찮죠. 저는 이 부분이 시장이 이미 감지하고 있는 신호라고 봅니다.
또 하나 웃긴 건, 숏 포지션을 잡은 투자자들이 마이클 버리 같은 유명 인사의 발언을 이용해 하락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듭니다. 마이클 버리 정도 되는 사람이 우리보다 정보도 많은데, 이상한 지점에서 아집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거든요. 물론 그가 진심으로 버블이라고 믿을 수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노이즈를 만들어 공매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세력도 분명 존재합니다.
엔비디아는 2025 회계연도 4분기 매출 전망을 650억 달러로 제시했고, 이는 시장 예상치 620억 달러를 상회합니다. 그로스 마진(매출총이익률)도 73.6%에서 75%로 회복할 전망입니다. 여기서 그로스 마진이란 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의 비율로,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프리 캐시 플로(Free Cash Flow)도 160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로 증가하며,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170억 달러에서 230억 달러로 늘어났습니다. 이 정도 현금 창출 능력이라면 추가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죠.
젠슨 황은 Q&A에서 블랙웰과 루빈 칩의 2025~2026년 매출이 5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추론(Inference) 시장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사람들이 AI를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에 더 자주 사용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AI가 단순히 학습 단계를 넘어 실제 활용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결국 엔비디아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GPU를 산 기업들이 그 투자로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거죠. 광고 수익처럼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는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겁니다. 저는 지금부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분기 실적을 주의 깊게 관찰할 계획입니다. 수익이 계속 늘어나는지, 아니면 투자만 하고 성과는 없는지가 진짜 버블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테니까요. 여러분도 단순히 엔비디아 주가만 볼 게 아니라, GPU를 사들인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함께 체크해보시길 권합니다.